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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발하라리 사피엔스 리뷰2-수학은 인간이 사고하는 방식이 아니다
    책리뷰 2019. 6. 10. 21:00

    맨처음 인간은 무엇을 글자로 썼을까?

    조상들이 가장 맨처음 남긴 메세지는 가령 이랬다.

    '보리 29,086자루 37개월 쿠심'

    슬프게도 역사상 최초의 문서에 담긴 것은 철학적 통찰도, 시도, 전설도 심지어 왕의 승리도 아닌

    그저 세금 지불액과 쌓이는 빚의 액수와 재산의 소유권을 기록한 평이한 경제 문서일 따름이었다.

     

    사회가 만약 30명정도의 무리를 이루는 수렵채집 사회의 부족이라면 문자가 별로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정도는 각자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 있어서 일어난 거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로 숫자를 세어서 주고 받는 것도 번거로운 행동일 뿐이다.

    사과를 따고 있는 메리는 나무에 달린 사과가 몇개인지를 세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잉여생산물이 발전하고 만명 정도 사는 제국이 출현하게 된다면?

    그렇게 되면 제국을 유지할 수 있게 세금도 걷어야 하고 이웃나라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군사도 길러야 할 것이다.

    불행히도 인간의 뇌는 제국 단위의 정보를 처리하는데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

    첫째, 용량이 부족하다

    고대는 한 국가의 지도를 거의 암기하거나 한 국가의 법조문 전체를 기억하는 암기전문가도 있었지만,

    그런 전문가들도 한계는 있다 가령 한 법률가가 대한민국 헌법을 모두 기억할 수는 있겠지만 모든 판례를 기억할 수는 없다.

    둘째, 인간이 죽으면 뇌도 같이 죽는다

    셋째, 인간의 뇌는 특정한 유형의 정보만을 수집할 수 있도록 적응했다.

    이 부분이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고대 수렵채집인이 살아남으려면 수천 종의 식물과 동물의 형태와 속성, 행동패턴을 기억해야 했다.

    그리고 수렵채집인들은 무리의 구성원 수십명의 의견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기억해야 했다.

    진화의 압력에 적응한 결과 인간의 뇌는 막대한 양의 식물학, 동물학, 지형학, 사회학의 정보를 저장 할 줄 아게 되었다.

    하지만 농업혁명 뒤에 이어 복잡한 사회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정보가 중유해졌는데,

    그것은 바로 숫자다.

    인간의 뇌는 숫자를 저장하고 처리하는데 적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커다란 왕국을 유지하려면 사람들의 수입과 재산, 채무관계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필요가 있었다.

    인간의 뇌는 그러한 일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사회의 구성원과 재산의 양이 특정한 임계치를 넘어가면 시스템은 무너지기 일쑤였다.

    맨처음 이 문제를 극복한 것은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살던 고대 수메르 인이었는데

    초기 단계의 쓰기는 사실과 숫자에 한정되어 있었다.

    만일 위대한 수메르 소설이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점토판에 쓰이지는 않았다.

    우루크 시의 행정문서가 적혀있는 점토판 판에는29,086자루의 보리를 37개월에 걸쳐 쿠심이 받았다는것이 명백히 기록되어있다

     

     

    쓰기는 교육에 아주 많은 시간을 들여야 배울 수 있는 것이었기때문에 몇몇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하이 테크놀로지였고

    장부 이외의 기록에 활용하는 것은 낭비였다.

    수메르인들은 자신들의 문자가 시를 쓰는데 부적합 하다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그들이 문자를 발명한 이유는 구어를 복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구어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였다.

    뇌에서는 모든 데이터가 자유롭게 연결 되어 있다.

    하지만 관료제에서는 모든 것이 분리되어있어야 한다. 관료제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

    관료들은 사람으로서 생각하기를 중단하고 서기나 회계사로서 사고회로를 다시 장착해야 한다.

    서기와 회계사는 인간이 아닌 방식으로 사고한다. 그들은 캐비닛에 피일을 분류하듯이 사고한다.

    그런식으로 사고하지 않으면 그들의 캐비냇은 뒤죽박죽이 될테고, 자신이 속한 정부나 회사, 조직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것이다.

    문자체계가 인간의 역사에 가한 가장 중요한 충격은 인간이 세계를 생각하는 방식과 세계를 보는 방식이 점차 바뀌었다는 것이다.

    자유연상과 전체론적 사고는 각각 파일들의 칸막이와 관료제에 자리를 내 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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